분석

DJ가 되고 싶은 안철수…제2의 DJP연합까지 갈까

[레이더P] 김홍걸 "DJ비유, 어이가 없다"

기사입력 2017-08-11 15:28:48| 최종수정 2017-08-14 15:02:31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의원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바른정당 등과의 연대에 포문을 열었다. 안 전 의원은 8·27 전당대회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10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20년 전인 1996년 총선 때가 생각나실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많은 새 인재를 영입했던 사례가 있다. 연구해서 참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자신이 강조한 '극중주의'에 대해서는 "예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IMF를 3년 만에 극복했을 때의 노선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그 노선을 따라서 국민과 민생에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안 전 의원은 인재 영입과 중도를 말하며 DJ를 거론했다. 그러나 DJ의 진짜 승부수는 이른바 DJP연합에 있었다는 점에서 안 전 의원이 비슷할 길을 갈 것인지도 관심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영국에서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김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복귀한 것은 1995년 7월로 이후 그는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고 임동원 전 통일원 차관 등 보수층 인사들을 적극 영입했다. 이후 김종필 전 총리와의 연대, 즉 DJP연합을 1997년 7월에 성사시킨 후 집권에 성공했다. 독자적으로 정권을 잡는 데 힘이 부치자 통합과 연대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 목적을 이룬 셈이다.

안 전 의원은 DJ 예찬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모색 중이지만 정치적 상황은 만만치 않다. 우선 '제보 조작 사건'의 검찰 수사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안 전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해놓고 불과 며칠 만에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명분이 너무 약하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임에도 가볍게 넘긴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홍걸 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DJ가)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많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희생한 일을 개인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발버둥과 비유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아전인수'란 말이 이런 분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 싶다"고 맹비난했다.

또 의석수로만 봐도 1996년 국민회의가 79석을 얻은 데 비해 국민의당은 절반 수준인 40석이며 안 전 의원은 DJ와 비교해 정치 경력이 짧고 지역 기반이 없다.

정치권에서는 돌파구로 바른정당과의 합당, 자유한국당 내 개혁적 인사들과의 통합이 거론된다. 바른정당 역시 여당을 견제하는 동시에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이는 한국당과의 차별화에도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공조가 활성화될 경우 안보·경제 같은 분야에서 큰 틀의 행보를 같이 하는 정책 연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기류가 있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연대 가능성이) 열려는 있다"면서 "구체적 안을 제시하면 저희들이 판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4일 "(국민의당이) 명시적인 제안을 하면 답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대선 직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지난 6·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경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나서지 않았다. 유 의원은 "백의종군하겠다는 약속을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한국당으로서는 바른정당 흡수·통합 전략이 안 전 의원의 행보로 인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국민의당을 호남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으로 만들어 외연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 손잡는 대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바른정당 흡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중도 연합'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안 전 의원이 대표로 선출됐을 경우 국민의당 내홍으로 의원들의 집단 탈당도 예상된다. 지난 9일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만약에 당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당을 정상적으로 끌고 갈 수 없을 것이다. 의원들이 집단 이탈할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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