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레이더P 팩트체커] "국민의당은 과거 자민련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

특정인·지역편중 공통점…자민련 50석→4석, 국민의당 38석→?석

기사입력 2017-08-11 15:34:35| 최종수정 2017-08-13 10:56:32
Q: "국민의당은 과거 자민련(자유민주연합)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 호남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나온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입니다. 국민의당이 '호남 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민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비판처럼 국민의당은 지금 역사 속으로 사라진 자민련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나요?

A: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38석을 획득해 원내 3당을 만들면서 캐스팅보터(Casting Voter) 지위를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상황만 놓고 보면 1996년 자민련과 꽤 흡사합니다.

자민련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충청'을 지지 기반으로 삼아 무려 50석(비례대표 포함)을 차지하면서 이변을 낳은 바 있습니다. 이로써 자민련은 신한국당과 새정치국민회의사이에서 실질적인 3당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상을 확립했습니다. 당시 김종필 총재는 자민련의 ‘오너' 역할을 하면서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의석수는 다소 줄었지만 16대 총선에서도 두 자릿수(17석) 의석을 만들어내면서 영향력을 꾸준히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은 고작 4석을 따내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사실상 몰락을 길을 걷게 됐습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자민련이 총선에서 패배한 가장 큰 이유로 '충청 민심'이 이반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등 정치적 이유와 함께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충청 지역민의 기대감이 지역주의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특정 지역에 매몰돼 있는 정당의 구조가 지역 내 영향력을 잃을 경우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당시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김종필 전 총재도 참담한 선거 결과에 정계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민의당도 지역에 편중돼 있습니다. 광주·전라와 서울에 국한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창업주 역할을 한 안철수라는 인물과 '새 정치'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제3당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국민은 기존 정당과는 차별화하는 국민의당의 모습에 기대를 걸었고 그 결과 이념적으로 중도층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40석 의석 가운데 수도권은 2석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호남과 비례대표입니다. 지난 19대 대선 경선 당시 안철수 전 대표가 나름의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호남의 지지가 바탕이 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모습입니다.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데다 호남 출신의 박지원 전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들어선 박주선 비상대책위 체제에서도 호남 중심의 인물들로 채워졌습니다.

최근 국민의당 내홍으로 인해 이번에도 4당 체제가 곧 흔들릴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에 국민의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안 전 의원이 직접 나서서 '김대중(DJ) 예찬론'을 펴면서 호남 당심 잡기에 나선 상황입니다.

안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혁신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며 당 대표에 출마한 안 전 의원을 놓고 상당한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김정범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